큐이넷

이제는 문화예술 교육이다

문화예술교육의 활력이 넘치는 또다른 공간은 작은 도서관이다. 30~40평 남짓한 공간,1만 권도 안 되는 장서,한두 명에 불과한 사서 등 살림은 단출하다. 그러나 지역 주민,어린이들과 밀착된 작은 도서관은 문화예술을 생활에 침투시키며 '동네 배움터'로 사랑 받고 있다. 책을 소재로 풍부한 문화예술 자양분을 공급하는 작은 도서관들을 만나본다.

# 책으로 놀기,그 무한한 가능성

충북 청주 원봉초등교 옆 3층 통나무집. 이곳이 바로 사서들이 '사립 도서관의 이상형'으로 꼽는 '초롱이네 도서관'(cafe.daum.net/errinee)이다.

관장인 오혜자(42)씨는 어린이도서관으로 적합한 공간을 물색하다가 2000년 이 통나무집을 통째로 사버렸다. 초등학생 딸을 둔 학부모로서 "아이들 마음 속의 문화,예술,지식 욕구가 제도적으로 수용되지 않고 사라지는 게 안타까워" 충전하고,풀고,놀 수 있는 쉼터를 일군 것이다.

건물은 오관장 가족의 생활공간인 3층을 제외하고는 1층 방과 후 교실,2층 도서관 등 '동네 아이들의 별장'으로 꾸며졌다.

이 도서관은 독서를 학습 기능적으로 바라보지 않고,서로의 생활을 잇는 '공동체 문화'를 추구하는 게 특징이다. 때문에 1천여 권이던 장서 수가 5천500여 권으로 느는 동안 작은 실험과 놀이들이 놀랍도록 풍성해졌다.

'초롱이네'의 독서교육은 그 지겨운 '독후감 쓰기'가 아니다. 오관장은 "책 관련 활동은 그림이 제일 우선이며 만들기,연극놀이,역할극으로 표현한 뒤 제일 나중에 글이 나온다","체험을 끌어다 쓰지 않고 앉아서 쓴 글은 심심하다"고 교육철학을 밝힌다.

그녀의 말처럼 도서관에서 '미술' 활동은 책과 친해지게 만드는 '마술'이 된다. 동화 캐릭터를 판화로 찍은 손수건,자신의 책을 위한 지우개 장서표,별모양으로 펼쳐지는 아트북,옛이야기 책 읽고 그린 민화 등 다양한 책 관련 미술활동이 이를 증명한다.

직접 책의 공동 저자가 되는 경험도 협동심과 창의성을 길러준다. 제주의 아름다움을 담은 동화 '시리동동 거미동동'을 참고해 청주에 관한 책 '청주동동 우리동동'을 모둠 작업했고,'야생초 편지'가 유행했을 땐 책을 보다가 뜰로 나가 채집활동을 하며 관찰기를 만들었다.

"친구들이 만든 책들은 인기가 너무 좋아서 금새 너덜너덜해진다"는 게 박인선 독서지도 교사의 귀띔.

회원 가족들은 도서관을 통해 지역과 사회에 눈뜨기도 한다. 아파트 건립으로 인근 방죽 두꺼비 서식지가 위협받게 되자 자체 소식지 '여우씨 신문'을 발간해 지역 시민단체들과 함께 두꺼비 살리기 운동을 펼치고,환경·생태 관련 도서들을 함께 읽었다.

뭐니뭐니 해도 도서관 프로그램의 백미는... 전체기사보기